가네의 수업모형

가네(Gagne, 1970)의 수업모형은 학습 조건모형이라고 특정 지워질 수 있다. 그의 이론을 교육 장면에 적용할 경우 그 조건은 학습 과제의 특성과 직접적으로 관련된다. 물론, 그의 이론은 학습자의 내적 조건 등도 고려하지만, 그 내적 조건도 어떤 정해진 과제 또는 목표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것이기 때문에 그의 이론은 목표별 수업모형 또는 목표 기준적 수업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수업모형은 목표에 따라 학습 조건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므로 학습 조건적 수업모형이라고도 부른다. 가네는 학습이 이루어지는 데는 '내적 조건'과 '외적 조건'이 동등하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는 학습자의 내적 조건을 강조하고, 개념, 법칙 등의 인지적 학습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인지주의 이론가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학습의 외적 조건도 함께 강조하기 때문에 인지주의 이론가의 범위에서 벗어난다. 그의 이론은 처음에는 행동주의적인 색채가 강했으나, 후에 정보처리 이론(information-processing theory)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그는 행동주의와 인지주의가 통합된 절충적 입장의 이론을 체계화하였다. 가네는 학습 과정을 3차원 모형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학습 과정에는 학습 사태, 학습 조건, 학습 결과 등 세 요소가 관련된다. 여기에서 학습 사태는 학습자 내부에서 정보가 처리되는 과정(내적 조건)을 말하며, 학습 조건은 이러한 학습 사태를 촉진시키기 위하여 제공되는 교수활동(외적 조건)을 지칭하고, 마지막으로 학습 결과는 이러한 학습 사태와 학습 조건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학습의 성과로서 얻어지는 대상이나 목표를 말한다. 이들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학습 사태

학습 사태(events of learning)는 학습자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정보처리 과정을 말하는데, 이를 학습의 '내적 조건'이라고 한다. 가네에 의하면 이러한 학습 사태는 아홉 단계 즉, 수용, 기대, 작동 기억(learning memory)으로서의 재생, 선택적 지각, 의미의 기명, 반응, 강화, 재생 및 재강화, 재생 및 일반화 등의 단계로 학습이 이루어진다. 다시 말하면, 학생은 먼저 어떤 정보에 주의 집중한 결과로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신경 자극의 형태를 수용하면, 통제 과정의 하나로서 그에 대해 어떠한 기대가 일어나게 된다. 그다음 이미 가지고 있는 장기기억고 속의 관련 정보를 작동 기억으로 재생하여 그 수용된 정보와 관련을 짓는다. 그러나 학습자는 들어오는 정보를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일 수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지각한다. 그다음 지각된 정보의 의미를 머릿속에 새기고, 그 후 획득된 정보를 필요에 따라 재생하고 재강화한다. 그리고 나서 필요에 따라 다시 그것을 재생하여 다른 상황에 널리 적용함으로써 일반화시킨다.

2) 학습 조건

학습 조건(conditions of learning)이란 학습의 '외적 조건'으로서 교사가 제공하는 교수활동을 말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학습자의 학습 과정을 도와주는 측면에서 적절한 절차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이는 장차 성취해야 할 학습 결과에 따라서도 달라져야 한다. 일반적인 교수 절차는 주의집중, 목표제시, 사전학습 재생, 학습자료 제시, 학습 안내, 수행유도, 피드백 제공, 수행평가, 파지와 전이지도 등의 순서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교수활동에서 교사는 먼저 학생들의 주의를 집중시켜 그 시간에 달성할 학습 목표를 인식시키고, 이러한 학습 목표와 관련된 사전학습 내용을 재생시켜 그 관련 여부를 밝혀준다. 그리고 그 시간의 새로운 학습자료를 제시한 다음, 학습 자료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도우면서 학습을 안내해야 한다. 그리고 학습한 것을 수행해 보도록 한 다음, 그 결과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해 준다. 그 후 다시 한번 학습한 것을 직접 수행해 보도록 하여 학습 결과를 평가하고, 마지막으로 연습문제나 실제상황을 제공하여 파지를 돕고 응용력을 길러 높은 전이효과를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종합컨대, 학습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습의 내적 조건인 '학습 사태(학습활동)'에 맞추어 학습자의 외적 조건인 '학습 조건(교수활동)'을 적절하게 조성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효과적인 교수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사는 학습자에게 제시될 학습 과제를 사전에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과제분석(task analysis)이란 학생들이 성취하여야 할 학습 과제를 면밀히 분석하여 학생이 습득해야 할 지식과 기능 등을 세분화하는 절차를 말한다. 학습 과제는 위계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또 각각의 학습 과제는 유형이 다른 학습을 요구하기 때문에 주어진 학습 과제를 효과적으로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그 학습 과제를 분석하여 그 위계적 구조를 확인하고 그에 필요한 학습유형(type of learning)을 밝혀야 한다. 가네는 '학습유형'을 여덟 가지로 구분하였는데 그것은 신호 학습,(signal learning), 자극반응 학습(stimulus response leraning), 연쇄 학습(chaining learning), 언어연상학습(verbal association learning), 다변별학습(multiple discrimination learning), 개념학습(concept learning), 원리학습(principle learning), 문제해결학습(problem solving learning) 등이다.

3) 학습 결과

학습 과제분석을 통하여 학습자의 내적 조건인 학습 사태에 맞추어 외적 조건인 교수활동을 잘 이끌어 가게 되면 일정한 학습 결과(outcomes of learning)를 얻게 되는데, 이는 결과 학습된 능력(capability)으로서 후속적인 학습 과제를 성취하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네는 학습 결과로써 다섯 가지를 들고 있는데, 언어적 정보(verbal information), 지적 기능(intellectual skills), 인지 전략(cognitive strategies), 운동기능(motor skills), 그리고 태도(attitudes) 등이 그것이다.